▲시스원 이갑수 부사장

채용시장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겪는 인력문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중소기업은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돼 있지만, 대기업은 몰려드는 인력 중 자사에 맞는 구직자를 걸러내기에 바쁘다. 채용박람회에 설치되는 채용부스 중 유독 대기업 부스에만 몰리는 취업준비생들의 행렬은 이를 가시적으로 보여준다.

시스원(Sysone) 이갑수 부사장은 “정년이 짧아지는 ‘사오정 시대(40, 50세 정년)’에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맞춰야 할 것은 직장이 아닌 직업”이라고 말한다. 원하는 직업에 맞는 좋은 직장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찾을 수 있다. 펀미디어와 전자신문은 40년 역사와 전통을 가진 IT 서비스 업체 시스원 인사담당자를 통해 중소기업의 채용트렌드와 입사전략을 살펴봤다.

중소기업 채용#1. 선택과 집중을 통해 IT 업계 최고를 꿈꾼다

시스원은 1967년 KCC정보통신 기술지원부에서 출발하여 2000년 독립법인으로 거듭났다. 시스원은 IT 서비스를 개발하고, IT교육 지원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갑수 부사장은 시스원의 장점으로 꾸준함을 꼽았다. “시스원은 경영수지나 경영구조가 꾸준히 안정적이다. 전통적으로 어음발행을 하지 않는 것이 우리 기업의 특징이다.” 시스원은 IT전문 교육의 효시로서 자부심이 있다. 시스원은 모기업 KCC부터 전산교육을 처음 시작했다. 자회사로 분리되기까지 한 우물만 파온 시스원은 업계의 효시로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데 힘쓰고 있다.

중소기업 채용#2. 인재를 교육시켜 채용하는 새로운 인턴십 트렌드

대부분의 구직자들은 직무에 대해 무지하다. 채용된 이후에도 평균적으로 2년 정도의 적응 기간을 거쳐야만 온전히 자신의 업무에서 실적을 낼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요즘 기업들은 관련 분야에 대한 신입사원 교육이 필수적이다.

시스원은 신입사원이 필수적으로 인턴십 프로그램을 거치게 하고 그 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IT분야를 전문적으로 알기 힘들고, 분야가 다양하므로 실제 업무에 투입되기 전 실무경험을 익히는 것이다. 구직자들은 미리 인턴십 프로그램을 겪으며, 실제 업무 현장에서 발생하는 일들이 본인과 얼마나 맞는지 파악할 수 있다. 이갑수 부사장은 “IT는 지식산업이기 때문에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구직자들을 양성하는 것은 어느 기업에 가든지 인재로 성장하도록 교육시키는 것이 사회적인 책임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채용#3. 인턴십 프로그램, 업무 적응도 높인다

시스원 인턴십 교육프로그램은 기초교육과 심화교육으로 나뉜다. 교육을 받은 후에는 IT계열 중 지원 분야를 작성하고 관리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장에 투입된다. 현장 경험을 쌓은 후 다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인터뷰가 끝나면 각자 업무에 계약직 인턴사원으로, 그 후에는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인턴십 자체가 채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본인이 희망하는 분야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부분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겪은 후 채용된 인원은 대부분 적응이 빠르다. 인턴십 프로그램을 마치고 정직원이 된 전수연 씨는 “인턴십 하는 동안 깊게 공부는 못했지만 한번이라도 들었던 부분이라서 공부하기에 수월했다. 인턴십을 통해 취업을 하면 함께 생활하고 배웠던 사람과 입사동기가 되니까 회사 생활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채용#4. 채용 시 가장 눈여겨보는 부분은?

구직자들은 취업을 위해 노력한 것들을 가시적으로 보일 수 있어야 한다. 시스원은 구직자들이 관련된 분야에서 어느 정도의 노력을 했는지를 중요시 여긴다. 학점과 자격증과 같이 취업 준비를 위해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증거들은 입사 시 도움이 된다. 특히 관련분야의 자격증은 관련 분야를 공부하는 데 어느 정도 투자했는지를 보여 줄 수 있다.

시스원 이갑수 부사장은 “요즘 구직자들은 짧은 시간에도 틈틈이 자격증 공부를 한다. 같은 조건이라면 자격증이 없는 사람보다는 있는 사람이 더 철저히 준비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공부는 최소한의 노력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시스원 정직원이 된 전수연 씨는 “학점은 4년 동안 학교생활을 어떻게 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보였고, 4년간 잘 관리한 학점이 있어 유리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전수연씨의 동기 이순규 씨는 “자격증이 보여주기 식이 되면 안 된다. 자격증을 준비할 때 그와 관련된 공부들을 폭넓게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원 고영민 차장

▲시스원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정직원이 된 전수연(좌), 이순규(우)

중소기업 채용#5. 이제 비전공자, 성 차별도 없다!

이갑수 부사장은 시스원이 IT업계지만 비전공자도 차별 없이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비전공자를 차별하진 않지만 막상 선발되면 본인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정말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전공자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한다. 만약 그 정도의 각오가 있다면 비전공자여도 상관없다.”

또 남녀 차별도 없다. 이 부사장은 “여성이 하기에 가장 어려운 환경은 일들이 늦게 끝나는 경우가 많아 체력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여성 직원들은 체력적으로는 남성에 비해 취약하지만 섬세성, 집중도가 남성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으로 유일하게 오라클 DB분야에 지원했던 전수연 씨는 사내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여러 차례 거쳐야 했다. 인터뷰를 통해 열정을 인정받은 전수연 씨는 희망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정말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도전하는 게 중요하다. 여성 구직자가 거의 없는 분야에서도 하겠다는 열정을 보여줬다.”

현재 IT분야는 3D(Dirty, Dangerous, Difficult)로 불린다. 엔지니어들은 1분, 1초를 다루기 때문에 업무적인 스트레스가 크다. 업무시간도 주로 주말이나 공휴일이기 때문에 여러 고충을 겪는다. 하지만 IT분야에 뜻이 있는 구직자들은 여전히 관련 기업들을 찾고 있다. 시스원 신입사원 경쟁률은 20대 1에 달한다. 직업보다 직장을 선택하는 폭은 넓다. 본인이 결정한 직업과 적성에 맞는 직장을 본다면 지원서를 넣을 곳은 더 다양해진다.